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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Diary

구글 애드센스가 승인된 이후, 되도록 꾸준히 글을 쓰자는 마음으로 되도록 아침 일과중에 글을 올리고 있다. 오늘도 역시 어떤 글을 써볼까 생각하다 문득. 최근에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책해 대해 쓰기로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쯤, 이 책을 만났다. 학창시절의 나는 어릴 때 부터 컴퓨터를 하며 놀았던, 독서와는 전혀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 내가 읽는 책이라고는 교과서에 옮겨진 책의 단편이 전부였다. 그래도 학업에 큰 문제는 없었고, 나는 그런대로 웹소설을 읽거나 만화책을 읽었다.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고 깨달았다. 아, 수능을 보려면 책을 읽어야 하는구나.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으나, 책을 많이 접하지 않았던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슷한 경험을 한다고 생각한다. 지문..

오랜만에 보는 책, '인생 수업'에 대해. 처음 이 책을 접한 건 지인의 추천 때문이었다. 본래 화가 많던 그 지인은 결국 '화병'까지 얻어 원인모를 가슴통증과 뼈의 변형까지 나타났었다. 백방으로 용하다는 곳은 다 가보았지만 도저히 원인을 밝혀낼 수가 없었고, 결국 한의학에서는 '화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백방으로 알아보던 중,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된 지인은 책을 읽으며 화병을 고쳤다고 했다. 이 책에는 생에 마지막에 다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한 그들의 삶과 우리의 삶이 녹아있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 모두가 태어나서 한번쯤은 내가 이 생을 살아가는 이유를 찾으려 한다. 감정이라는 것은 신기해서, 인생의 까닭이 없으면 가치가 없는 인생 같기도 하고, 어느 순간 '..

책 '라틴어수업'을 다시 읽으며 기억을 더듬는다.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기준에 비슷한 느낌을 주는 책들이 있다. 특히 라틴어수업같은 말이나 언어 자체를 다루는 책은 대게 비슷한 느낌을 받는데, 단순히 라틴어수업처럼 학문적인 접근이 아니더라도 언어를 주제로 한 책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책들이 있다.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나 '말의 품격'은 읽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매우 흡사한 느낌의 책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똑같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야기하려는 주제나 방향이 조금씩 다르지만 '언어'라는 소재에서 파생되는 그 느낌은 실로 비슷하다. 얼마 전에 읽었던 김이나 작가(작사가)의 '보통의 언어' 또한 마찬가지다. 언어를 다루는 사람 특유의 섬세함이 있지만 동시에 그런 생각들의 모음인지라 읽을 때에는 따..

또 어떤 책을 읽어볼까 하고 베스트셀러를 뒤적이던 중이었다. 눈에 띈 익숙한 표지. 몇 년 전 호주에서 지인에게 선물받아 읽었던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다. 당시 한국에 다녀온 지인이 있었는데, 선물을 사다줄지 물어보기에 ‘재미있는 소설이 읽고싶다.’ 고 답했다. 그는 돌아오던 날, 작은 선물과 함께 이 책을 쇼핑백에 담아 건넸다. 소설가가 되고 싶어 했던 그는 간혹 초고를 보여주고는 했다. 그의 초고는 불륜 범죄 스릴러 였는데, 시간상 순서가 뒤죽박죽 되어 있었다. 그런데 너무 꼬아놔서 도통 누가누구인지 분간이되지 않았다. 남자 하나 여자 둘 밖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 였는데 어떤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였다. 커다란 스토리는 이해가 되었지만 너무 뒤죽박죽이라 읽기 어렵다고 솔직히 말했었..

오랜만에 리뷰하는 책, 82년생 김지영 이다. 이 책은 출간 후 꽤 화제가 됐었다. 잘 쓴 소설, 재미있는 소설이기도 했지만 현 시대의 문제를 담아냈다는 것에 초점이 있었다. 특히 한참 ‘페미니즘’ 열풍이 불며, 그 유명세를 더했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 현상 때문에 그 평이 낮게 평가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페미니즘이라며 무작정 비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이 작품은 후에 영화로 출간되었다. 공유, 정유미 주연의 영화 ‘82년생 김지영’으로 그대로 막을 올렸다. 영화또한 혹평은 여전했다. 책이 나왔을 당시만해도 그렇게 심하지 않던 것이 3-4년 사이 문화가 조금 더 변하며 더 강한 선입견을 이끌었다.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도 있었겠지만, 누군가가 살았던 시대상, 82년생 여자가 살았던 삶을 담아내는..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작품으로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던 최은영 작가의 또 다른 소설, '쇼코의 미소'다. 시기상으로는 쇼코의 미소가 먼저 출간되었다. 내가 아직 호주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e-book으로 재밌게 읽었던 몇 안되는 책 중 하나다. 쇼코의 미소는 한국인 여자의 시점에서 '쇼코'라는 일본 여자아이에 대해 쓴 소설이다. 놀라운 점은 정말 일본에 있을법한 캐릭터라는 것이다. 한국 사람이라는 설정이었다면 다소 억지스럽고 기괴할 수 있는 몇몇 요소가 일본인이라는 설정으로 무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그걸 담아냈다는 것이 놀랍다. 쇼코는 매력적인 소녀다. 책을 읽는 것 만으로 그녀의 여리여리한 몸과 지켜줘야 할 것 같은 힘없는 미소가 전해오는 기분이다. '그녀의 웃음에는 이질감이 있다.' 는 표..

책 좀 읽는다는 사람, 독서를 좋아한다는 사람을 만나면 늘 '좋아하는 책이 뭐에요?' 라는 질문으로 흐른다. 그럴 때 나는 보통 '작가를 따라 간다'고 대답하는데, 얘기하다보면 대부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우리나라에 '연금술사'로 많이 알려져 있는 파울로 코엘료가 그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나는 이 책을 추천한다. 사실 연금술사도 스치듯 읽은 기억이 있지만 큰 인상을 받지 못했었다. (조만간 다시 읽어봐야겠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름부터 인상적인 소재를 거부감없이 표현했다. 이 책은 불륜을 옹호 하거나, 단순히 불륜의 자극적인 행태를 서술한 웹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 내가 만나온 유명한 소설가의 특징은 '사람의 복잡한 감정을 행위로 묘사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말 할 것도 ..

어릴 시절, 친구와 책 교환을 했었다. 제법 두꺼운 책을 읽던 우리는 서로 책을 교환해서 읽고는 했는데, 그 때 나는 스펜서 존슨의 '선물(The Present)'를 읽고 있었고, 그 친구는 이 책, '하나하나와 민미 이야기'를 읽고 읽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꽤 두꺼운, 무려 350페이지에 달하는 동화책이다. 중간중간 삽화가 있지만 그림보다 글이 훨씬 많은, 판타지 소설에 아까운 동화다. 다만 그 이야기가 아기자기하고 전하는 바가 있어, 한 번 읽은 후로 지금까지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 나는 책을 돌려주고 후에 이 책이 한번 더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은 총 3권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이야기인 하나하나와 민미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인 '흔들림의 시의 비밀', 그리고 세 번째 이야기인 '되살아난 마법'이..

소설 불황이다. 서점에 베스트 셀러는 재태크와 돈 버는 법으로 가득하고, 자기개발 도서가 한가득이다. 소설이 베스트셀러를 꽉 채우고 있을 때가 언제였던가. 지금도 소설을 찾는 나같은 사람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지혜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일 게다. 그래서 오늘은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같은 에세이'를 소개하려 한다. 몇 번 읽어도 재밌어서 빠져들고 소설을 읽듯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 책. 하야마 아마리의 자전적 에세이인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이 에세이는 읽는 내내 '이게 정말 에세이라고?' 싶은 의심이 들 만큼 소설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부터 *줄거리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인생을 넋놓고 살았던 아마리는 그동안 기대를 품고 열심히 사..

얼마 전, 스미노 요루 작가의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가 출간했다. 서점 한복판에 '신간'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며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책의 홍보문구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작가 스미노 요루' 라는 것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데뷔한 작가는 분명 운이 좋았던 것일게다. 처음 당선되며 작가로 만들어준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고, 영화화 되면서 한국에서도 반영되었다. 이 여파를 이어 후에는 '만화영화'로도 반영되었다. 나올 수 있는 플랫폼으로는 모두 나온 셈. 이 단편소설 하나는 스미노 요루 작가를 신인작가이자 대작가로 만들어주었다. 누구나 '들어본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이 책은 우선 그 자극적인 제목에서 여론몰이를 했다. '췌장'이라니. 좀처럼 쓰지도 듣지도 않는 말인데다 '먹..

나는 에세이보다 소설을 좋아한다. 에세이는 바로 옆에서 누군가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 든다면, 소설은 영화를 보는 기분과 흡사하다. 아닌게 아니라 글을 쓸 때도 좋은 에세이보다 재밌는 소설을 쓰기가 더 어렵다고, 나는 생각한다. 에세이가 자신의 생각을 의식적으로 풀어가는 책이라면 소설은 나의 무의식에 있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에 가깝다. 처음 생각했던 구상과 아주 다르게 전개된다거나, ‘마치 머릿속에 들리는 이야기를 적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마도 의식적으로 구축한 이야기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는 또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럼에도 간혹, 에세이를 찾을 때가 있다. 누군가 사람의 온기가 필요할 때, 특히 차분하게 조용히 털어놓을 곳이 필요할 때 나는 에세이를 읽는다. 주로 삶에 조금 지치거나..

며칠전에 여행 에세이를 쓰며 '어린왕자'의 삽화를 함께 넣었다. 그 때 봤던 사막의 느낌이 어린왕자를 읽으며 상상했던 그 사막의 모습과 꼭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삽화를 넣기 전에 혹시 몰라 저작권을 알아보다 이미 50년이 흘러 저작권이 만료되었다는 걸 알게되었다. 지금 막 나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내용을 담은 이 동화가 벌써 50년이 흘렀다. 아름다운 동화를 쓴 작가는 동화를 완성한 1년 뒤인, 1944년, 40대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그 이름은 '어린 왕자'의 작가로 세계에 알려졌지만, 그는 프랑스에서 알아주는 공군 장교였다. 때문에 그의 생은 '비행'과 늘 관련이 있어 왔고, 실제로 어린 왕자에서 그랬듯, 비행기의 고장으로 표류하게 된 사건도 있었다. 더군다나 그의 사망은 비행을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