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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Diary
요즘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주구장창 읽고 있다. 그녀의 문체는 잔잔하고 소박해서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나도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어떤 생각을 소설이라는 이야기로 재구성해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설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무언가가 아닐가 생각 한다. 바다의 뚜껑은 200페이지가 안되는 꽤 짧은 이야기다. 돈보다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한 여자와, 방황하는 조금 어린 여자의 바닷마을 생활기. 두 사람은 한 시즌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단단하게 해준다. 그 후에도 여자는 바닷마을에서 빙수 가게를 계속 이어가고, 어린 여자는 부모님 댁으로 돌아가 작은 인형을 만드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욕심이 없는 두 사람이지만 여전히 돈에 얽힌 문제에 시달린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최상위 부자가 말하는 돈에 대한 모든 것' 부제만으로 이 책만 보면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출간후 줄곧 베스트셀러를 놓치지 않는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다 부자가 되었을까? 사실 이 책은 굉장히 짧은 글을 많이 엮어서 만든 책이다. 짧다고 해도 작은 소재로 A4 2-3페이지는 써야 하니, 책을 써본 사람이라면 얼만큼의 시간이 소요됐는지 알 만 하다. 우리가 흔히 읽는 250~300 페이지 분량의 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A4 80장에서 100장 분량의 글을 써야 한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사실 책이라는 건 정말 강하에 염원하거나 어지간히 여유가 있지 않으면 완성하기 힘든 분야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어떻게 샀더라. 아마 교보문고에서 추천받아 산 책이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면 '책..

더보기 언젠가 말한 적이 있지만 나는 교보문고에서 책을 주문하는 편이다. 한국에 있는 모든 책은 대부분 이곳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분야에 다양한 책을 보유한 서점. 내 꿈이 서점을 만드는 사람이었다면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요새는 인터넷이 발달해 서울에 나가지 않아도 쉽게 교보문고에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서점을 돌아다니다 보면 디피에 따라 자연스럽게 '베스트 셀러'에 눈이 간다. 잘 나가는 책을 더 팔기 위해 진열해 놓는 것은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덕분에 다른 책들은 더욱 눈에 띌 기회가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 실정은 인터넷도 마찬가지. 하지만 베스트셀러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읽고, 추천하고, 다시 읽히는 그런 책들. 어떤 책부터 읽어..

나의 미카엘은 남자가 쓴 여자의 삶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그럴듯하게 잘 묘사해 내었다는 점이다. 과장이나 환상없이 여자, 아니 사람의 결핍과 마음, 삶을 잘 그려내었다. 그가 얼마나 주의깊게 사람을 관찰하고 대해왔는지, 얼마나 섬세한 사람인지 너무도 잘 나타나는 책이다. 이 책은 한나의 1인칭 시점으로 그려진다. 한나의 팔을 잡아준 계기로 이어진 미카엘과 한나의 만남을 시작으로 둘은 급속도로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곧 아이를 출산한다. 미카엘은 한나보다 4살이 많은 연상의 남자로 그려지는데 굉장히 착하고 성실한 남편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한나는 늘 어딘가 결핍되어 무언가를 갈망하고, 현실과 꿈의 세계를 오간다. 이 이야기에서 놀란 점은 여자의 심리를 잘 ..

블로그를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 어느순간부터 일처럼 느껴지는 건 나 뿐인가..? 아무튼 그런 이유로 두번에 나눠서 쓰기로 한 소비가 직업이다 책 후기. 사실 1,2부에서 중요한 내용은 거의 다 다룬 것 같다. 3,4부는 좀 더 세부적인 느낌이다. 우선 3부, 프로슈머 마케팅 사실 이 책의 제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말하자면 본문...? 이라고 해야하나? 프로슈머는 프로듀서와 컨슈머가 합쳐진 말이다. 제공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같이 공존하는 것. 소비를 함과 동시에 제공도 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프로슈머라고 부른다. 다양한 프로슈머들이 존재한다. 아마 제품 후기를 쓰는 블로거도 일종의 프로슈머가 아닐까..? 생각한다. 유투브로 제품을 소개하고 광고료를 받는 사람도 있고, 인..

교보문고에서 배송을 받고, 어제 다 읽어버린 책, '소비가 직업이다'. 사실 북클럽의 책 중 하나라 부랴부랴 급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책읽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도 금세 샤샤샥 읽을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읽히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특별히 어려울 것 없는 말로 쓰여 있다. 전체적인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4차 산업혁명을 겪고 있는 이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까지 있던 직업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지금, 지금까지 없던 직업이 생겨나고있는 지금, 우리는 어떤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첫 번째 장부터 살펴보자. 1.너무 빨리 변하는 세상 이 장에서는 세상을 어떻게 봐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작은 우물 속 개..

새해라기에는 많이 늦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를 맞아 습관 만들기에 도전하게 되었다. 사람이 새로운 습관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66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70일의 도전을 통해 새로운 습관을 몸에 익히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사실 스터디에도 많이 쓰이는 밴드나 오픈 채팅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 습관 챌린지도 그랬다. 사실 나도 스터디 라는 것이 궁금해 (대학생활을 외국에서 보내면 따로 '스터디'라고 부를 만한 곳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 몇 번 스터디를 시도해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모르는 사람이랑 하는 오픈 채팅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뭐랄까.. 스터디의 중요성은 약간의 강제성과 의무성을 띈다는 데에 있는데, 실제로 모르는 사람들이고 사실 인증을 하는 것 외에는 연락도 하..

문득문득 생각나는 책이 있다. 아주 짧은 책이었다. 한번 보고 나면 여파가 강력하게 남아, 잘 잊혀지지 않는 책이었다. 희생인지 사랑인지, 희생이라면 사랑이면 어떤 관계에 어떤 사랑과 희생을 의미하는 건지 생각하게 되는 책. 아니 그냥 이게 '사랑' 이라는 정의일까? '아낌없이 주는 나무' 정말 제목 그대로의 이야기다. 요약하자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바라기만 하는 아이. (절대 크지 않는 감사할 줄 모르는, 받는데에만 너무 익숙한, 나중에는 미워보이기까지 하는 아이) 이야기는 이렇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어린아이가 있었다. 어린아이는 나무를 좋아했다. 나무에 매달려 놀고 나무 그늘에서 쉬고, 나무를 사랑하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귀여워 나무는 아이와 놀아주며 아이에게 사과도 주고, 그네도 태워주었..

짠. 게을르고 게을러 몇 편에 나눠쓰는 무라사키 하루키의 소설 리뷰. 소설 가뭄에 담비처럼 내린 믿고 읽는 소설이건만 이조차 잘 읽히지 않는건 더이상 작가를 탓할수는 없겠지. 크림. 지금까지 읽었던 대목중 가장 재미있었는 부분. 어떤 추상적인 형태도 반드시 소설로 풀어내는 미친듯한 천재성이 살짝 돋보이는 부문. "중심이 여러개, 때로는 무수히 있으면서 중심을 갖지 않는 원" 그런 원을 상상하기란 불가능 했다. "자네 머리는 말일세. 어려운 걸 생각하라고 있는 거야. 모르는 걸 어떻게든 알아내라고 있는 거라고. 그것이 고스란히 인생의 크림이 되거든" -일인칭 단수, 크림의 일부 원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나는 마침 전화를 받았고 상대에게 물었다. 중심이 여러개, 때로는 무수히 있으면서 중심을 갖지 않는..

한참 소설의 재미를 알아갈 무렵, 무려 호주에 있는 도서관에 몇 안되는 ‘한국어 소설’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집이 있었다. 언젠가 한번 읽었던 것 같은, ‘빵가게 습격 사건’이 실린 단편 소설집이었다. 책을 집어든 자리에서 완독한 나는 생각했다. 아, 이 사람은 천재구나. 그 후, 시간이 꽤 지나 코로나가 터져도 재밌는 소설은 조처럼 쏟아지지 않는다는 걸 실감할 때 쯤, 단비처럼 단편 소설집이 발행되었다. ‘일인칭 단수’ ...? 이름 참 묘하다. 굳이 말하자면, 딱 떠올렸을 때 일인칭은 하나다. ‘나’ 그러니 단수일 수 밖에 없다. 조금 더 생각하면 ‘우리’도 있나? 그렇다면 이건 오롯이 ‘나’ 를 의미하는 말이었을까. 일인칭. 단수. ‘나’ 결국 나라는 한 사람을 칭하는 말일까. 우리 중에 너..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은 정말 빨리 흘러간다. 시간이란 참 재미있는 속성이 있다. 내가 무얼 하든 안하든 모든 시간이 똑같이 흐른다는 것이다. 결국 그렇게 우리는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시간' 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무언가를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나는 벌써 청소년을 지나 이십대 후반의 어른이 되었다. 아직도 그 울림이 이상하다. 나한테 써도 되는 말일까? 어릴 적 내게 '어른'이라는 건 꽤 큰 존재였던 것 같다. 지금은 내가 생각했던 그 어른들이 그날의 어린 나와 다를 바 없는 그냥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안다. 이것 말고, 내가 그 시절의 어린 나와 다른 점이랄 게 있을까? 아직 어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린이라고는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린 나는 어릴 때 듣기만 했던 이야기인, 나..

이른 아침, 친구가 밀린 일을 하는 사이 기다리면서 읽은 책, attitude is everything 이다. 태도가 전부다. 한시간만에 읽을 수 있을 만큼 꽤 얇은 책이다. 아직 성공하는 인생 비법같은 자기개발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참고도서로 가지고 있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의 저자는 전직 변호사로, 뉴욕에 로우펌에서 일하며 몇연동안 약 10억정도를 벌 정도의 고액 연봉자였다. 변호사는 그가 꿈꾸던 일이었고, 그는 꿈을 쫓아 변호사가 되었다. 변호사의 삶은 그에게 어느정도 만족감을 주었지만 그는 그가 말하기로, ‘이십대 후반의 나이에 사십대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는 시간에 쫓겨 일했고, 점점 병들어가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아가도 이상이 없다고 했단다. 나는 이 종류의 병이 뭔지 알고 있다. 스트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