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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Diary/소설

하나하나와 민미 이야기

Lamore 2020. 10. 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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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시절, 친구와 책 교환을 했었다. 제법 두꺼운 책을 읽던 우리는 서로 책을 교환해서 읽고는 했는데, 그 때 나는 스펜서 존슨의 '선물(The Present)'를 읽고 있었고, 그 친구는 이 책, '하나하나와 민미 이야기'를 읽고 읽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꽤 두꺼운, 무려 350페이지에 달하는 동화책이다. 중간중간 삽화가 있지만 그림보다 글이 훨씬 많은, 판타지 소설에 아까운 동화다. 다만 그 이야기가 아기자기하고 전하는 바가 있어, 한 번 읽은 후로 지금까지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

나는 책을 돌려주고 후에 이 책이 한번 더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은 총 3권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이야기인 하나하나와 민미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인 '흔들림의 시의 비밀', 그리고 세 번째 이야기인 '되살아난 마법'이다. 동화의 매력을 말하자면 끝도 없지만, 이 책은 정말 동화에 가까운 동화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같은 책들은 '어른 동화'로 불리며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과 별에서 온 그대 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실제로 '모모'는 어른이 읽어도 생각이 많아질 만큼 담고 있는 바가 있다. 동심의 세계에서 벗어난지 오래된 나같은 사람들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정말 어린이라서 가능한 놀이 등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어릴 때 꼭 읽어야 하는 동화가 있는데, 이 책을 말하자면, '어릴 때 읽으면 커서 한번은 또 읽을 동화'라고 하겠다. 다만, 그 의미가 깊거나 전하는 바가 달라져서가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전해지는 따듯한 느낌과 상상력 때문이다.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소인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꼭 '마루밑 아리에티'를 연상케 하는 이 이야기는, 몇 남지 않은 소인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숲에서 호두를 주워와서 다같이 빵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호두 하나로 가족 모두가 나누어 먹을 수 있을 만큼 작다고 표현된다. 이들에게는 필요한 게 많지 않다. 하지만 그것조차 이들에게는 생명을 걸고 해야하는 일이다.

 

마루 밑 아리에티처럼 한 가족만이 살아남아 살아가던 이들은, 같은 소인족이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들을 찾아 머나먼 여행을 떠난다. '판타지 동화'가 된 이유는 이들이 소인족이라는 것과 마법을 부릴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이들은 양탄자같은 것을 타고 날아다닐 수 있는데, 여행을 떠나기 전, 할아버지는 그간 숨겨왔던 마법을 알려준다. 

 

이 이야기는 대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곳에 남겨진 한 가족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저자는 과거에 전쟁(아마도 2차 세계대전)을 겪고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전쟁같은 어리석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이 책을 지었다고 전했다.

몇 남지 않은 소인족, 그리고 그 환경을 복구하며 생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여기는 소인족 뿐 아니라 거인족도 등장하는데, 아마도 소인족들에게 '우리'같은 사람들이 거인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르는 양탄자와 호두를 깎아먹고 과일을 따먹으며 여행하는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따듯한 묘사, 그리고 주인공들에게 닥치는 사건과 위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케 하며 꽤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작가의 주제의식또한 잘 녹아있지만, 그 의식에 의해 이야기의 재미가 퇴색되지 않은 좋은 동화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 동화를 나는 초등학교 5학년때 읽고,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찾아 읽었다. 그리고 조만간 다시 찾아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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