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책 리뷰 본문

Reading Diary/소설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책 리뷰

Lamore 2020. 10. 13. 12:24
반응형


또 어떤 책을 읽어볼까 하고 베스트셀러를 뒤적이던 중이었다. 눈에 띈 익숙한 표지. 몇 년 전 호주에서 지인에게 선물받아 읽었던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다.

당시 한국에 다녀온 지인이 있었는데, 선물을 사다줄지 물어보기에 ‘재미있는 소설이 읽고싶다.’ 고 답했다. 그는 돌아오던 날, 작은 선물과 함께 이 책을 쇼핑백에 담아 건넸다. 소설가가 되고 싶어 했던 그는 간혹 초고를 보여주고는 했다. 그의 초고는 불륜 범죄 스릴러 였는데, 시간상 순서가 뒤죽박죽 되어 있었다. 그런데 너무 꼬아놔서 도통 누가누구인지 분간이되지 않았다. 남자 하나 여자 둘 밖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 였는데 어떤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였다. 커다란 스토리는 이해가 되었지만 너무 뒤죽박죽이라 읽기
어렵다고 솔직히 말했었다. 그런 지인이 있었다.

덕분에 책을 받아 오랜만에 읽었던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이었다. 설마 일본소설을 사 올 줄은 몰랐지만 한국어로 읽고싶었던 것 뿐이니 사실 크게 상관은 없었다.
게다가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다. 사실 책을 선물받으면 예의상으로라도 책을 끝까지 읽어야하는데, 도저히 읽히지 않는 책도 더러 있다. 읽다보면 졸음이 오는 ‘문채’. 분명 그건 익숙하지 않은 문체의 탓이리라 생각한다.

*줄거리가 포함됩니다.

이 이야기는 ‘15년 뒤 그들이 출소하면 그들을 살해해 주겠다.’ 는 조선으로 한 노부의 재산을 받아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남자는 쫓기는 신세였고, 돈이 없었고, 새로운 신분이 필요했다. 도망다니던 남자는 한 노부를 만나 그녀에게 신세를 시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여고생 토막 살인사건의 유가족이라는걸 알게된다. 그녀는 그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들이 재판이 부여한 ‘죄값’을 치르고 나오는 15년 뒤, 그들이 출소하면 그들을 살해해준다는 조건으로 재산(돈뭉치)을 넘겨준다. 사실 그들을 법으로 구속할 만한 어떤 계약상 증거가 없기에, 그는 그 후 이름을 바꾸고 결혼 해 아이를 가진 가장이 된다. 그토록 원하던 평범한 삶을 손에 넣은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그는 히스라는 바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청부살인건은 어느덧 기억에서 희미해져 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편지가 도착한다.
‘그들이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이제 사형(살해)을 집행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마음을 졸이며 이 서신을 보냈을 할머니를 찾는다. 그리고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을 조사한다. 그러면서 그는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셨다는 걸 알게된다.

그렇다면 이 서신은 누가 보냈단 말인가?

그 뿐만 아니다. 그는 또한 연락할 핸드폰을 전달하며 ‘계획을 실행에 옮겨달라’고 한다. 핸드폰에는 위치 추적기가 달려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하고 있단 말인가. 이미 그녀는 세상에 없는것을!
마치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듯한 그의 말투에 그는 주변을 온통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자신의 바에서 일하는 고헤이 또한 살인범의 피해자(의 유가족)임을 알게된다.

그가 약속한 살인을 이행하지 않자, 그의 딸을 납치해 그를 협박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밝혀지는 그의 정체는..


이 이야기의 전개는 베일에 쌓인 ‘협박범’과 그를 알아내려는 주인공의 심리전이다. 그는 일부러 멀리 기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잠시 핸드폰을 꺼놓는 듯 갖은 수를 쓰며 그의 눈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며 정보를 모은다.

그러면서 점점 밝혀지는 관계들 속 범인을 추리해간다.

이런 이야기에는 항상 반전이 있기 마련이기에 사실 내용 그대로 고헤이가 범인일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이미 그런 순수함은 사라진지 오래..) 그래도 숨막히는 심리전, 협박극, 추리, 추격전을 소설속에 잘 녹아냈다.

읽는동안 급박함이 전해져 숨을 죽이고 빠져들게 된다.


*온갖 범죄와 폭력적인 장면이 묘사되므로 어린이가 보기에는 적절치 않다.

하지만 추리물, 범죄,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읽을 만 하다. 로맨스는 없다. 딱히 ‘부성애’같은 것도 드러나 있지 않다. 초점은 ‘복수’에 있다. 살인자를 안전하게 살해하기 위한 그들의 계획과 거기에 뛰어들어버린 주인공의 사투.


재밌게 읽을 신선한 소설을 찾고 있다면 추천할 만 하다. 전체적으로 몰입도가 높고 다소 잔인하지만 쑥쑥 읽히는 데다 꽤 두꺼워 며칠동안 읽을 수 있다.


728x90
반응형

'Reading Diary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작가의 신간소설  (0) 2020.11.10
인생 수업  (0) 2020.10.27
82년생 김지영  (0) 2020.10.12
쇼코의 미소  (0) 2020.10.09
불륜, 파울로 코엘료 장편소설  (0) 2020.10.07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