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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Diary
요즘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주구장창 읽고 있다. 그녀의 문체는 잔잔하고 소박해서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나도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어떤 생각을 소설이라는 이야기로 재구성해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설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무언가가 아닐가 생각 한다. 바다의 뚜껑은 200페이지가 안되는 꽤 짧은 이야기다. 돈보다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한 여자와, 방황하는 조금 어린 여자의 바닷마을 생활기. 두 사람은 한 시즌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단단하게 해준다. 그 후에도 여자는 바닷마을에서 빙수 가게를 계속 이어가고, 어린 여자는 부모님 댁으로 돌아가 작은 인형을 만드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욕심이 없는 두 사람이지만 여전히 돈에 얽힌 문제에 시달린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한동안 게으르게 지낸 탓에 그리 많은 글을 쓰지 않았다. 여전히 하는 일은 많은 듯 많지 않고, 적은 듯 적지 않고, 끊임없이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또 심심하기도 한 인간의 모순을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거두절미하고 오랜만에 쓰는 독서감상문의 주인공은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김영하 작가를 알게 된다. 나도 그 유명세를 듣고 읽을까 시도도 해 보았지만 영 와닿지가 않았었다. 그러다 유학당시 알쓸신잡에 나온 김영하 작가의 짤을 유투브로 보게 되었다.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푸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아마 알쓸신잡 1기에서 김영하작가가 자신의 신간을 소개했는데, 그 신간이 '오직 두 사람'이었다. 이미 알쓸신잡에서 관심이 많이 생겼던 터라..
한 번 읽으면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 책,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 한참 이 책이 유명했을 때, 나는 소설에 관심이 없었다. 쏟아져나오는 자기 개발서와 비문학을 읽느라 여념이 없어 소설 쪽은 처다보지도 않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이년 전 쯤, 한 참 한국 책이 고팠을 때 같이 강의를 듣던 오빠에게 ‘한글 책 있으시면 교환하실래요?’ 하고 넌지시 물었다. (물론 교환해서 읽고 돌려준다는 의미였다.) 당시에 나는 아마 이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 이나 파울료 코엘료의 ‘불륜’을 빌려주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읽게 된 한강의 채식주의자. 당시에는 공부하랴 돈 벌랴 시간이 없어, 쉬는 시간마다 책을 읽었다.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소설은 몰입도가 엄청나다. 빠져들면 내용이 쉽게..
언젠가 한번 포스팅 한 적이 있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하드보일드 하드 럭’이다. 하드보일드 와 하드 럭 의 두 부재로 나누어지는 이야기. 둘 다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을 소재로 했다. 하드보일드는 갑작스러운 헤어진 ‘연인’의 상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다소 기묘한 한밤의 꿈을 통해 묘사했다. 하드 럭 은 사랑하는 ‘언니’의 상실이다. 가족의 상실을 다루었다. 많이 아픈 언니를 보내고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하드보일드’는 조금 기묘하고 음침한 밤의 이야기다. 동거를 하던 연인과 헤어지고 얼마 후, 친구로부터 집(그녀와 함께 동거하던)에 불이 났고 연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는 그녀를 추억하며(그렇다. 동성이다.) 여행을 하는데, 기묘한 일을 경험한다. 줍지도 않은 작은..
격리기간에 책이나 읽자 하고 잔뜩 주문했던 책들 중 하나인 ‘녹나무의 파수꾼’이다. 히가시노 게이코는 워낙 유명한 일본 작가이지만 사실 소재나 전개 방식이 내 취향은 아니라 많이 접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몇 년 전, 아는 지인의 부탁으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소설 책을 전달하며 비행기 안에서 완독한 적이 있다. 비행시간이 13시간이라 지루함을 잊기에 딱 좋겠다 싶어 선택한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후에 영화도 보았지만 판타지가 섞인 만큼 잘 표현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나인’ 같은 드라마는 연출이 정말 훌룡하다.) 격리기간에 책을 사려고 하자, 모르는 작가들이 많았다.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 ‘소설’이 없었다. 그 와중에 구입한 소설 중 하나가 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