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몰입, 독서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본문
구글 애드센스가 승인된 이후, 되도록 꾸준히 글을 쓰자는 마음으로 되도록 아침 일과중에 글을 올리고 있다. 오늘도 역시 어떤 글을 써볼까 생각하다 문득. 최근에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책해 대해 쓰기로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쯤, 이 책을 만났다. 학창시절의 나는 어릴 때 부터 컴퓨터를 하며 놀았던, 독서와는 전혀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 내가 읽는 책이라고는 교과서에 옮겨진 책의 단편이 전부였다. 그래도 학업에 큰 문제는 없었고, 나는 그런대로 웹소설을 읽거나 만화책을 읽었다.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고 깨달았다. 아, 수능을 보려면 책을 읽어야 하는구나.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으나, 책을 많이 접하지 않았던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슷한 경험을 한다고 생각한다. 지문을 읽고 있지만 문제를 풀 때 쯤엔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읽고 있지만 이해가 안되고, 어느새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현상.
고등학교 1학년 때 까지는 어떻게어떻게 시간안에 풀 수 있지만, 수능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하면 정말 난감하다. 지문 2개 정도는 보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읽는게 느린걸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많은 실험을 해본 결과, 결국 그 짧은 시간동안 차분히 글에 집중할 수 없는게 문제라는 결론이 나왔다. 집중을 하지 못한다는건, 한 번 읽은 글을 몇번이고 다시 찾아봐야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당시 멘토였던 사람에게 물었다. 나 책을 읽어야겠어요. 아무 책이나 좀 추천해주세요.
그렇게 받은 책이 바로 저 책이다. '몰입'.
책을 받아들고 나는 책상에 앉으며 다짐했다. 다 읽을 때 까지 일어나지 않으리라.
결국 나는 몰입을 읽으며 몰입을 하고자 노력했다. 이 책에는 어떻게 몰입에 들어가고 그 때 느껴지는 몸의 상태나 자각할 수 있는 현상에 대해 세세하게 적혀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도 실험이 가능했다. 나의 목적은 책에 몰입하는 것! 이었다.
그렇게 2-3시간에 걸쳐 앉은 자리에서 책을 끝까지 읽었다. 반쯤은 오기로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앉은 자리에서 책 다 읽기'를 처음 실현한 나로서는 적잖은 뿌듯함과 할 수 있구나! 라는 희망이 생겼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꽤 힘들었던 것 같다. 앉은지 1시간이 넘어가자 몸이 베베 꼬이고 몰입에서 말하는 대로 내 몸이 자각을 읽어가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게 과연 책 때문인지 지루함과 동반한 다양한 생각들에 정신이 아득해서 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몇몇 문장과 내용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걸 보면, 분명 책을 읽기는 읽었던 모양이다.
한 번 책을 다 읽으니 그 후부터는 책을 읽기가 쉬워졌다. 정말 폭 빠져서 읽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앉아서 페이지에 있는 글자들을 다 볼 만한 '인내'가 생긴 것이다. 처음에는 베베 꼬이던 몸도 점차 움직이고 싶다. 답답하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익숙해졌다.
그러다 결국 습관으로 자리잡아 고등학교 삼학년을 마칠 즈음에는 한권에 한두권씩 책을 읽게 되었다. 수능 언어영역도 만점을 받았다.
처음 책을 억지로 꾸역꾸역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었다면 좋았을탠데. 그럼 책을 읽는 것이 이토록 괴롭고 힘들지 않을탠데. 하는 생각이었다.
특히 내 주위에는 어릴적 책을 많이 읽었던 친구들이 많았는데, 어떤 아이는 어릴적 취미가 방학동안 도서관에 한 섹션에 있는 책 전부 읽기. 였다고 했다. 그 친구의 읽기 능력은 경이로웠다. 한 장을 15초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다 읽고 내용을 물어보자 한줄 정도를 빼고는 토씨하나 안틀리고 전부 이야기하는 것이다. 저게 흔히 말하는 '스캔'이라는 건가?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런 축복받은 관심사와 흥미를 가진 어린이가 아니기에, 우리는 늦게나마 집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저 책은 '집중력이 부족하다, 잡생각이 많다, 불면증이 있다. 고민이 많다'는 사람에게도 좋고, '앉아서 책을 못 읽는다, 책만보면 졸음이 온다.'는 사람에게도 좋다.
내게는 '독서의 시작'으로 남아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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