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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Diary/소설

녹나무의 파수꾼

Lamore 2020. 8. 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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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책 커버


격리기간에 책이나 읽자 하고 잔뜩 주문했던 책들 중 하나인 ‘녹나무의 파수꾼’이다. 히가시노 게이코는 워낙 유명한 일본 작가이지만 사실 소재나 전개 방식이 내 취향은 아니라 많이 접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몇 년 전, 아는 지인의 부탁으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소설 책을 전달하며 비행기 안에서 완독한 적이 있다. 비행시간이 13시간이라 지루함을 잊기에 딱 좋겠다 싶어 선택한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후에 영화도 보았지만 판타지가 섞인 만큼 잘 표현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나인’ 같은 드라마는 연출이 정말 훌룡하다.) 격리기간에 책을 사려고 하자, 모르는 작가들이 많았다.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 ‘소설’이 없었다. 그 와중에 구입한 소설 중 하나가 이 작품이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보니 읽다가 중간중간 다른 책도 읽었다. 그러다 결국 카페에서 언니는 기다리는 동안 완독했다.

녹나무의 파수꾼은 ‘의지를 이루어 준다는 신비한 녹나무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역시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태어나 어머니 밑에서 자란 남자는(일본 소설에서는 복잡한 가정사가 많이 나온다. 놀라운건 언제나 담담하게 그려진다는 것이다. 막장 드라마는 잘 없다.) 훗날 자신의 ‘이모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깜방에서 풀려나고, 그 대가로 녹나무의
파수꾼 역할을 맡기로 합의한다. 그렇게 시작된 파수꾼이지만 녹나무의 비밀을 모른채 의뢰인들을 안내하고 그들이 기념(이라고 표현한다)하는 동안 방해받지 않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착실히 수행한다.

그러다 어떤 의뢰인의 딸이 아버지가 바람을 피는 것 같다며 아빠를 미행하는 것을 눈감아 달라고 요청하고, 결국 그녀를 도와 그를 지켜보며, 때로는 미행도 하며 녹나무의 비밀에 대해서 알아가게 된다. 거대한 이야기 보따리의 핵심은 바로 이 ‘녹나무의 비밀’에 따라 흘러간다. 그리고 그 괴정에서 못난이처럼 살아가던 주인공은 내/외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애초에 ‘피를 이은 가족만 의지를 이어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규칙을 가진 녹나무인 만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규칙은 피를 나눈 가족이지만 이야기는 더 넓은 의미의 가족을 포함한다.

비밀이 정말 마지막에 밝혀지는 탓에 호흡이 길어, 책을 읽는 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루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호흡이 긴 만큼 핵심 내용은 기억에 남는 편이고, 묘사도 잘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다시 읽고 싶을 만큼 인상깊은 전개는 아니었지만, 읽을 책을 찾고 있자면 한번은 읽어봐도 좋겠다. (나미야 잡화점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그 쪽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나미야 잡화점이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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