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그런 생활 by 김봉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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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봉곤의 삶을 그린 김봉곤의 '그런 생활'은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 소설가 김봉곤님의 소설이 상을 받고 세간에 그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벌어지는 그의 주변 이야기와 그의 연애이야기가 함께 녹아 있다.
너무나 많이 회자되었던 소재이자, 그럼에도 아직은 희소한 동성끼리의 만남에 대한 세간의 시선, 그리고 지금은 다소 대중화 되어 종종 모습을 드러내는 그들의 연애. 시중에 있는 많은 작품에서 동성애에 대한 환상과 더불어 선입견도 함께 존재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동성애는 주위의 반대를 극복하고 (주의에서 그들을 이상하게 여기고 대하는 시련을 보여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순수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환상'과 (마치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그들의 사랑은 시련을 극복하고 이루어지는 동화같은 이야기로 회자된다.) 그들이'문란하다는 선입견'이 함께한다.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있지만 대부분은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다. 소수인 만큼 치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도 있다.) 이 소설은 이러한 환상과 선입견이 없는 사실적이고 담백한 이야기이다.
소설가 김봉곤씨는 애인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데 애인이 바람을 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김봉곤씨는 그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헤어지자고 선언하지만, 그의 예상과 다르게 그는 순순히 받아들이고, 결국 그를 보내지 못한 김봉곤씨는 그를 용서하고 다시 시작하게 된다. 한편, 김봉곤씨의 성적 취향을 알게된 가족들과 주변인들은 아니나 다를까 갈등을 야기하는 계기가 되지만, 여느 작품과는 다르게 김봉곤씨는 갑자기 우울함에 빠지거나, 세상을 비판하거나 스스로를 원망하는 자괴감에 빠져 고립되지 않는다. 그는 올 것이 왔다는 자세로 그런 그를 떳떳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되려 나무라는 태도를 취한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추구하는 바와 비슷한 경향이 있다.)
물론 이 이야기에 나오는 김봉곤씨의 애인은 꽤 문란한 생활을 한 것으로 묘사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이들은 문란하다'는 이야기에 취우치지 않고 '그 라는 특정한 나쁜 놈' 이 그런 것으로 치부된다. 성이 다르다는 것만 제외하면 여느 연인들이 겪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딱 동성을 사랑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어느 때에 했던 생각, 어느 때에 느꼈던 감정이 그 소설에는 고스란히 나와 있었다. 내게 본래 이런 것을, 그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나를 떳떳하게 생각치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하지만 여전히 그 또한 내가 만들어낸 결과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안아주어야함을, 가끔씩 사람 탓에서 시기 탓에도 한 사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과 그로인해 파생되는 언어는 비슷하다는것을. (대사가 너무나 비슷해 놀랄 따름이었다.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행동을 취하게 되는 것일까.)
그래서 이 이야기는 여느 연애 소설만큼 흥미진진하고, 여느 일상 소설만큼 적당히 극적인 요소를 가진 담백한 이야기이다. 어쩌면 어느정도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이야기를 자신의 삶 속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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