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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Diary/소설

꿀벌과 천둥 by 온다 리쿠

Lamore 2020. 5. 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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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국내도서
저자 : 온다 리쿠(Onda Riku) / 김선영역
출판 : 현대문학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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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은 피아노 콩쿠르를 소재로 한 온다 리쿠의 장편 소설이다. 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꼬박 7년의 시간을 들여야 했다는 작가는 몇번이나 콩쿠르를 관람하고 취재하며 생동감 넘치는 현장을 그대로 전해준다. 피아노 콩쿠르에 대한 관심도 없거니와 연주회라면 모를까 대회를 참관한 적은 더더욱 없던 나로서도 그 긴장감과 중압감이 그대로 전해와 책을 쉬이 덮을 수 없었다.

 

이 책에서 시사하는 '꿀벌과 천둥'은 아마도 해성처럼등장한 양봉꾼의 아들인 가자마 진 일 것이다. 가자마 진은 그야말로 천재적 음악성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한번도 정규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 아이를 엘리트 집단들이 가득한 콩쿠르에 집어넣기 위해 유지 호프만 (소설에서 전설적인 음악가로 꼽힌다.)은 자신의 추천서를 제출한다. 추천서에는 '그는 선물이자 재앙'이라고 표현된다. 누군가에게는 달콤한 꿀을 나르는 꿀벌, '선물'이며, 누군가에는 천둥과 같은 '재앙'이 되는 이 아이의 연주는 유지 호프만의 예언대로 극단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심사위원 세 사람중 두 사람은 최고점을, 한 사람은 '절대 통과시켜서는 안된다.'는 평가를 내린 것만 보아도 이는 충분히 표현된다. 

 

이러한 가자마 진의 등장이 너무나 인상적이지만 그 외에 캐릭터도 하나같이 인상깊다. 그 중 (가자마 진)을 포함하여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에이덴 아야 였다. 천재소녀인 에이덴 아야는 어릴적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더이상 피아노를 연주하지 않게 된다. 코치이자 매니저였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이 너무 컸던 것이다. 이미 천재소녀로 음반까지 내고 연주회에서 갑자기 사라진 소녀는 '사라진 천재소녀'로 남았다. 그 소녀가 어머니의 친구의 소개로 음대에 들어가고, 20살이 되어 다시 콩쿠르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어머니를 회상하는 그녀의 섬세한 심경변화와 성장이 이 콩쿠르에는 그대로 녹아 있다. 가자마 진이 성장을 말할 필요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천재라고 한다면, 에이덴 아야는 한번 그만둔 피아노를 그녀의 어머니라는 틀을 깨고 성장하는 천재소녀의 홀로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마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 아카시,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평범하게 생활을 이어가던 아카시는 (콩쿠르에 있는 연령 제한상)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피아노를 했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콩쿠르에 출전한다. 그는 이 콩쿠르의 다른 주인공들 처럼 천재는 아니지만, 음악을 사랑했고 한 때 음악에 전념했던 남자였다. 다만 천재들만큼 뚜렸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현실을 받아들이고 악기팔이로 남아 평범한 삶을 살아갔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아군'으로 통합되는 마사루는 크게 유복하지 않은 유년시절을 겪었지만 어린시절 우연히 만난 아야의 도움으로 피아노를 접하고 기회를 잡아 앨리트 코스를 밟고 천재가 되어 돌아온 소년이었다. 물론 마사루는 처음부터 절대음감을 가진 천재로 묘사된다. 

 

전체적인 콩쿠르에 대한 묘사도 인상깊고 중간중간 삽입되는 개개인의 이야기 또한 섬세하고 흥미롭다. 책을 중간정도 읽으면 중간에 덮을 수 없을 만큼 흡입력이 있고, 콩쿠르를 본 적이 없는 사람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섬세하고 공감가는 묘사를 가지고 있으며, 책을 덮고 나서는 배경이 된 일본의 콩크루를 관람하고 싶어질 만큼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은 마츠오카 마유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예고편 외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영화는 작년 10월 4일에 개봉한다고 알려졌으나 파일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영화로 제작되어 다시한번 소설에서 받았던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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