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한자문맹의 JPT 후기(독학, 어플, 인강, 성적) 본문
JPT 성적이 나왔다. 중학교 때 제 2 외국어로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배우고 한자를 외우기가 너무너무 싫어서 그대로 방치했다. 그러다 대학에서 일본 친구를 만났고, 듣기와 말하기는 꽤 했던 지라 이야기 하다보니 금세 늘었다. 그렇게 싫었던 한자는 여전히 문맹에 가까웠지만 문자의 자동완성기능과 놀라운 구글 번역기의 활용으로 문자도 할 수 있었다. 문자를 하다보니 자주쓰는 몇몇 한자는 번역기를 돌리지 않아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기왕 쓰고 사는거 점수로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나의 한자 실력을 말하자면, 천자문도 떼지 못한 수준이다. 다 아는 한자를 다 합쳐도 300자 될까 싶다. 그정도에서 시작했다. 일본어랑 한국어는 같은 한자를 쓰는 단어가 많고, 그런 단어는 발음이 비슷해 어느정도 알고 나면 소통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다. 그래서 전에 올렸다 시피, 일본어 Opic 은 Al 이 나왔다. 즉, 회화는 가능하지만 한자를 알지 못하는 사람의 독학이다.
먼저 결과부터 말하자면, 695점을 받았다. 사실 처음 본 JPT시험이지만 700점이 목표로 잡아서 조금 아쉬웠다. 한 문제만 더 맞았다면 700이었을 터인데, 앞자리가 다르니 느낌이 많이 다르다.
어떤 점수일까 확인해 보니,
JPT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결과다. N1급 정도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비록 목표인 700에 5점 못 미쳤지만 이걸 위로삼기로 했다.
공부방법을 말하자면, 한자를 읽을 수 있게 되려고 노력했다. 나는 도저히 한자를 쓰면서 외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플을 이용해 양치기를 하기로 했다. 어차피 작문 시험은 없으니, 읽을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내가 활용한 어플은 회독 JLPT 다. 이 어플은 JLPT 1급 부터 5급까지의 단어를 회차별로 나누어 보여준다. 한자 카드를 보여주고 하라가나, 한글 버튼을 누르면 각각 단어 뜻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漢字 라는 단어를 주고 '히라가나'를 누르면 한자 위에 かんじ가 나온다. 한글을 누르면 한자 밑에 '한자'라고 한글로 표시가 나온다. 이렇게 50단어 -> 100단어 -> 150단어 순으로 회독 할 수 있다. '알고 있음' 버튼을 누르면 그 회차에서는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누적해서 단어를 외운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거의 무한 반복으로 단어를 외우게 되고, 5급 300단어, 4급 500단어.. 이렇게 늘려간다. 나는 한자를 전혀 알지 못했으므로 5급 처음부터 시작했다.
사실 1급까지 다 보고 갔으면 점수가 더 나왔을지 모르지만 너무 핸드폰을 보다보니 눈도 아프고 (핑계1) 3-4주만 보고 가기로 한 데다 (핑계2) 따로 공부하는 것도 있어서 시간을 많이 할애 하기도 힘들었고 (핑계3) 그리고 너무너무 지쳤다. 한자는 외우다 보면 너무너무 지친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5급 처음부터 3급 1100자까지 보고 시험을 쳤다. 그리고 마지막 일주일은 인강을 봤다. 한자를 외우다 지쳐서 JPT 강의 (나는 당시에 환급반을 운영하던 YBM거를 봤지만 어디를 보던 상관 없을 것 같다.)를 등록해서 JPT 1000제? 같은 강의를 들었다. 모의고사 풀이 강의 였는데, JPT는 따로 시험지가 돌아다니는 게 없어서 풀이 강의를 보며 내가 문제를 얼마나 풀 수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물론 모르는 정보도 많이 얻었다. JPT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단어도 참 많이 나온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면 굳이 듣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듣기 영역은 사실 토익과 좀 달랐다. 토익에서는 듣기의 모든 문제를 1번 부터 100번까지 다 읽어주는데, JPT 에서는 21~50번 만 읽어준다. 이 영역은 읽을 수 있는 질문지가 아예 없는, 순수 듣고 풀기 지문이기 때문이다. 사실 읽어주기만 한다면 듣기 점수가 더 오를 지도 모른다. 나는 문제를 읽는 것도 오래걸리고, 뒷부분은 문제조차 해독이 어려울만큼 한자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듣기 영역이 380이나 나온 건, 한국 사람들이 비교적 듣기를 못하는 까닭일 것이다.
그리고 독해 영역은. 음. 정말 시간이 부족했다. 사실 토익을 본 때는 시간이 남는 편이었는데, 지문도 훨씬 짧은 일본어는 한자도 문제이지만 아직 읽는 데 익숙하지 않아 더듬더듬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험을 보기 전에 시간관리에 대해 찾아보았는데, 다들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마지막 지문 2개는 어차피 읽어도 못 풀만큼 난해하고 어려우니 그냥 찍어라. 는 내용이 있었다. 어차피 읽으려고 해도 시간이 없었다.
문제 푸는 순서는, 나는 차례대로 풀었다. 사실 자신있는 분야를 다 풀면 좋겠지만 첫번째 파트(전체 파트 5) - 거의 한자 읽기인 파트 는 어차피 한자를 모르면 못 풀어서 아는 건 한자보고 풀고 모르는건 찍고 넘기니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뒤로 미룰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중간 6, 7파트는 연결 어구, 어미의 문제가 많아 한자를 몰라도 50%이상은 맞출 수 있다. 그래서 뒤로 미룰 수가 없었다. 마지막 독해 파트인 8번째 파트는 30문제가 나오는데, 앞부분이 쉽고 뒷부분은 버리라고 할 만큼 어려우니 굳이 순서를 바꾸어 풀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풀어보면 지문 3개정도 남기고 시간이 5분 남았다. 그래도 결과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사실 독해는 시간이 있다면 점수는 더 올릴 수 있다. 시간을 안재고 풀었을 때, 독해 30문제 중, 한자를 많이 몰라도 26~7개는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더듬더듬 읽는 수준으로는 시간 내에 풀기가 어렵다. -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많이 읽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오는 9월, JLPT 시험 접수가 시작된다. JPT 에서 1급이라 했으니, JLPT 는 1급을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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