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와이토모 동굴과 오클랜드(Waitomo caves and Aucklands) 본문
사람은 신기하게도 끝없이 욕구가 생겨난다. 그 모든 욕구가 사라졌을 때는 비로소 이 생과 이별하는 날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관심사와 만남이 끝없이 이어지는 삶에 맞추어가기 위해 남은 뉴질랜드 여행기를 간략하게 정리하기로 했다.
하나를 매듭짓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것, 그 무던한 성실함은 내가 내것으로 만들고자 했던게 아니던가.
호비톤 영화 세트장을 방문한 후, 나는 하룻밤을 더 해밀턴에서 머물고 아침일찍 동굴로 가기위에 버스에 몸을 실얻다.
북섬에서의 일정 중 유일하게 기대하던 활동이었기에 내색하지 않는 기대를 가지고 지친몸을 이끌고 몇시간을 창가에 기대어 꾸벅이다 눈을 뜨니 어느새 i-site 인 Big Apple에 다다랐다.
이번 여행도 역시 투어를 이용하지 않고 이동편과 코스를 따로 예약했는데, 여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었다.
1. 저번과 마찬가지로, 해밀턴 출발이기 때문에 데이투어를 예약하기 곤란했다.
2. 투어에는 한종류의 동굴밖에 포함되어있지 않았다.
사이트를 방문하고 동굴코스를 구경할 때, 가장 인기있는 코스로 두가지 동굴세트를 묶어서 판매했다. (묶어서 할인해서 판매!) 그런데 기존에 일일투어에는 언제나 한종류의 동굴투어만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었다.
물론 오클랜드에서 출발하면 이동시간이 길어 두가지를 모두 해볼 엄두가 안날 법도 하지만, (두 종류를 모두 보려면 대기시간까지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이왕 아마도 다시는 오지 않을 동굴을 탐험하는데, 가장 인기가 좋다는 두가지 동굴을 모두 둘러봤으면 했다.
아이 사이트에 도착한 나는 인터넷으로 예약한 티켓을 발행받고 짐을 보관하기 위해 리셉션을 찾았다. 당일 투어 후, 오클랜드로 이동할 예정이라 짐을 모두 가져왔는데, 다행히 6시 반까지 보관해 줄 수 있다고 했다. (물론 혹시 몰라 전날 전화로 확인을 했었다.) 그리고 드물게 차를 운전하지 않는 나를 위해 아이사이트에서 첫번째 동굴까지 가는 셔틀차량을 불러주었다.
첫 동굴은 데이투어에 종종 포함되어 있는 Glowworm Cave 였다. 보트탑승이 포함되어 있는 이 동굴은 동굴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들어가기전 입구에서 사진을 찍어 동굴사진과 합성해주었다. (후에 기념품 샵에서 돈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 있다.)
콤보로 묶인 다음 동굴은 조금 더 비싼 코스의 동굴로,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이 동굴은 모두 자연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안의 기온은 밖에 기온보다 10도 가량 낮아, 당시 기온으로 11도 정도였다.
놀라운 것은 정말 공기가 맑은 것 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동굴 안에서는 5초마다 산소량 등을 체크하도록 되어 있다고 하는데, 관리가 잘 된 덕인지 기온이 낮은 덕인지 풀한포기 없는 동굴은 퍽 공기가 맑았다.
첫번째 투어와는 달리 이 동굴은 두시간동안 걸어다니며 동굴을 탐험하는 코스였다. 덕분에 공굴의 위대함과 자연에 관심이 그리 크지 않았던 나는 끝날 때 쯤 되자 허리가 아파왔다.
그렇게 동굴 투어를 마치고 아이사이트에서 잠시 저녁을 먹고 친구랑 통화하며 시간을 보낸 뒤, 오클랜드 시티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오클랜드 시티는 버스를 타고 약 세시간 정도 이동해야 했다. 핸드폰 배터리가 방전되기 직전이었던 나는 나중에 숙소를 찾아가시 위해 최대한 핸드폰을 보지 않으며 지루한 세시간을 꾹 참았다. 이윽고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시티에 도착해, 바로 우버를 잡아 숙소로 향했다.
우버 아저씨는 나에게 ‘유학생’이냐고 물었다. 이곳도 멜버른 처럼 유학의 도시인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며 나는 호주에 살고 있고, 잠깐 휴가를 왔다고 대답했다. (보통은 굳이 설명하지 않지만 코로나 덕분에 내심 한국인이라고 하면 걱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여행하는 동안 호주에서 살고 있다고 일러주고는 했다.) 그러고는 우버 아저씨에게 내일 하루 무얼하며 보내면 좋을지 물어보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호텔에 도착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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