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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여행기 마지막, Devonport

Lamore 2024. 11.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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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onport 는 오클랜드에서 배를타고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너무나 아담한 도시였던 오클랜드를 한두시간만에 둘러보고는 저녁까지 지루한 시간을 어찌 보내야 하나 했던 걱정도 배를 타며 함께 흘러나갔다. 작은 배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흘러가니 괜히 신이 났던 것이다.

그렇게 신이 나 도착한 데본포트는 호주의 Williamstown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유럽풍의 건물, 한적한 항구 마을, 하지만 휴양지의 느낌은 아닌 그저 조용한 한적한 항구 마을.

 

날씨가 흐렸다. 한껏 막을 친 먹구름을 쫓아 길게 길이 나 있었다. 마지막 휴일을 느긋하게 보내고 싶어 그저 길을 따라 걸었다. 걷다 지치면 벤치에 앉아 넓은 바다를 바라봤다. 비람은 차고 바다는 고요했다. 반시경마다 작은 배가 짧은 신호를 보내며 가고 들 뿐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걷다 어디라도 가볼까 싶어 주변을 검색했다. 초콜렛 샵이 있었다. 뉴질랜드에 오면 커피에 작은 초콜렛 한조각을 함께 준다는 지인의 말이 떠올랐다. 비록 그런 커피숍은 찾지 못했지만 초콜렛을 사서 커피랑 같이 마시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초콜렛 샵으로 향했다.

 

초콜렛 샵은 곧 다가올 이스터(토끼가 초콜렛알을 가져다준다는 명절)를 맞이해 알록달록한 달걀모양의 초콜렛으로 가득했다. 이런저런 속이 들어 있는 달콤한 초콜렛은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사로잡아 이따금씩 찾고싶어지는 고급 간식이었다. 요리조리 둘러보다 초콜렛 바 하나를 샀다. 초콜렛을 사며 이곳에 있다던 전망대에 대해 물어봤는데, 점원은 전망대라 할 만한 것은 저 위에 작은 산 위 정도밖에 없다고 했다.

테카포 호수의 데자뷰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달리 할 일도 없었기에 산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산은 전처럼 엄청 경사가 지거나 등반이 어렵지 않은 산책로 정도로 활용 될 듯한 동네의
뒷산이었다. 그래도 이 작은 항구마을에서는
꽤나 유명한 곳인지, 정상에 올라가니 관광 온 단체를 여럿 볼 수 있었다.

날씨가 맑았다면 더 좋았을까. 이번 여행에서는 매번 의도치 않게 산을 오를 때 마다 구름을 보는 듯 했다. 이렇게 차곡차곡 덮기도 힘들탠데. 부지런히도 쌓였던 모양이다.

후에는 별 다른 일이 없었다. 산에서 내려와 피곤한 마음에 도서관에 들어 잠시 숨을 고르며 쿠션감 좋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벽에 줄을지어 걸려있는 항구의 역사를 구경했다.

 

그렇게 한참을 빈둥대다 다시 바닷가를 산책했다. 아마도 바다를 보며 빈둥대는 건 또 한동안 미뤄놔야 겠지. 생각하니 그저 그렇게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시간이 퍽 넉넉하게 느껴졌다.

 

오클랜드로 돌아오니 어느덧 3-4시 경이 되어 있었고, 짐을 맡겨둔 호텔에 들러 잠시 핸드폰을 충전하고 짐을 찾아 일찍 공항으로 향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일찍 (3시간 전) 공항에 도착했지만 나중에보니 참 잘된 일이었다. 내가 기존에 내렸던 국내선과 내가 탈 국제선은 아예 떨어진 다른 건물이었던 것이다. 짐을 끌고 15분 가량을 걸어 겨우 국제선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밟았다. Jet star 의 자동 티켓발권이 불가해 이도 길게 줄을 서여 했고, 게이트로 들어가기 전 가방심사에서는 가방을 열어 안의 물품을 확인받아야 했다. 급하게 탑승하려 했다면 꽤나 마음고생을 했겠다 싶었다.

발권을 받고는 공항 안 맥도널드에서 저녁을 먹고 탑승했다. 드디어 (그리운...!) 멜버른으로 돌아간다. 8박 9일의 홀로하는 여행은 생각보다 길고, 피곤하고, 하지만 재밌고 자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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