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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ow Town

Lamore 2024. 11.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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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집을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아무 일정을 넣어두지 않았던 오늘은 마을이나 거닐며 어디 숨겨진 예쁜 곳을 발굴해보려 생각했었다. 첫 날 체크인보다 일찍 도착해 2-3시간을 돌아다니며, 계획을 변경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퀸스타운은 생각보다 굉장히 작았고, 편히 앉아서 구경하며 쉴 만한 로컬 카페도 마땅히 없었다. 우연히 들렀던 기념품 가게에 사장님이 한국 분이기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여쭈어보니, 할 일이 없다면 버스를 타고 에로우 타운을 가보라고 하셨다.

마침 공항에서 샀던 버스카드에 잔액도 남아있어 오늘은 에로우 타운으로 향하기로 마음먹고 전날 밤 급히 차편을 알아봤다.

단순히 구글에서 퀸스타운 부터 에로우 타운까지로 검색하면 차편이 나오지 않는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44 Stanley Street, Queenstown 맞은편 (에로우타운으로 가는 바스를 타야한다) 에서 2번 버스를 타면 47 Ramshaw Lane, Arrowtown 에 내려준다. 가격은 $2 이다. 왕복 $4인 샘이다.

어째서 인지는 모르지만 도로명으로 검색을 하면 구글맵이 친절하게 버스를 타라고 알려준다. 일일이 버스 시작지점과 도착지점을 찍어야 최적의 경로를 알려주다니, 멜버른 만큼 구글맵이 발달되지 않은 것 같다.

버스 정류장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에 한 꼬마아이가 내 옆에 탔는데 처음에는 반대편 좌석에 형이랑 조잘대다 이내 잠들었다. 작은 무게가 어깨를 눌렀다. 30분이 퍽 지루한 모양이다. 는 생각을 하며 모른체하고 있었다. 이윽고 에로우타운에 도착하자 번뜩 잠에서 깬 꼬마아이는 머쓱한 듯 새침하게 형을 따라 내렸다. 아이가 내 어깨를 베고 있을 때 눈이 마주쳤던 형은 버스에 내려 말하겠지.

‘너 줄곧 옆에 있는 여자 어깨를 배고 잤어. 요 민폐쟁이야!’

이런 상상을 하며 나도 버스에서 내려 사박사박 마을을 거닐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 날이 흐렸다.

에로우타운은 정말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한시간이면 뚝딱 모든 것을 둘러볼 수 있는 ‘관광마을’느낌이 매우 강했다.


중간중간 예쁜 가게들도 많이 있었다. 특히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 양 인형 장식을 발견하고는 너무 귀여워 사진을 찍었다.

 

특히 저 할머니 양은 어쩜 저리 귀여운지 모른다. 완전 내취향! 하지만 들고 갈 수 없어 사지 않았다.

에로우 타운에는 예쁜 가게가 많이 있다. 취향을 살려 독특하게 꾸며놓은 몇 가게에서는 특유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가방이 예뻐 사고 싶었지만 예산을 초과해 사지 못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장소를 둘러보고는 한적한 카페를 찾아 들어갔다. 오늘 나의 주 일정은 ‘엽서 쓰기’ 였다. 여러곳을 두리번 거리다, 너무 시끄럽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펜이 없어 카운터에 양해를 구하고 펜을 빌렸다.

아늑한 느낌의 카페에 앉아 엽서를 쓰기 시작했다. 기념품 가게에서 5개를 사면 한개를 공짜로 준다는 엽서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테카포 호수에서 엽서를 하나에 $1에 판매한다. 훨씬 싼 가격으로 더 예쁜 엽서를 살 수 있다. )

보통 엽서를 사는 곳에서 필요한 스탬프(우표)도 함께 구입할 수 있다. 그렇게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여섯통의 엽서를 쓰고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펜을 돌려주고 우체국으로 향했다.

우체국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엽서를 부치고 싶다고 말했다. 스탬프를 확인하더니, 이곳에서 부쳐주겠다고 했다. 사실 국제 엽서라 호주처럼 그냥 우체통에 넣어도 괜찮은건지 여쭤보고자 했던건데 직접 우체부 아저씨에게 전달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런걸로 보아 우체통에 그냥 넣으면 안되는걸까. 친절함에 감사하며 우체국을 나왔다.

이미 작은 마을을 다 둘러본 터라 잠깜 박물관과 도서관에 들렀다.

그렇게 잠시 시간을 보내며 이것저것 알아보다 배가 고파 점심겸 저녁을 먹고 퀸스타운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도서관에 오는 길에 봐둔 곳이 있었다.

 

자리에 앉아 곧 음식을 주문했다.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만 대충 보고 주문을 한 터라 생각지 못한 음식이 나왔다. 해산물을 잔뜩 넣은 크림 스프.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갓 구운 듯 한 뜨거운(손으로 잡고 뜯을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빵 한덩이였다.

마침 날이 쌀쌀했던 터라 맛있게 먹었다. 스프에 해산물을 넣어도 맛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내렸던 곳에서 맞은편의 2번 버스에 올랐다. $4 로 분위기가 조금 다른 옆동네에 다녀온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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