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웹툰, 브런치, 그리고 일. 평범한 하루를 즐기는 법 본문
요즘 나는 웹툰에 푹 빠졌다.
최근에 웹 소설을 바탕으로 한 웹툰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평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나같이 유치한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정주행한 웹툰도 그랬다. ' #마녀와용의신혼일기 ' 거의 어릴 때 보던 순정 만화책 같은 이름이다. 이런걸 누가 보겠어? 하지만 저 많은 관심이 보이는가. 그렇다. 원래 만화란 유치할 수록 재밌는 법이다.
특히 '마녀'나 '용'같은 상상속에 존재라면 더욱 그렇다. 존재할 수 없는 일이니만큼 사람들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실제로 있는 일에 대해서는 이러쿵 저러쿵 '사실은 그렇지 않다.' '#웹툰 이니 가능하다' '현실 반영' 등등 여러 말이 떠돌 수 있지만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이런 상상의 컨셉은 그저 아름다운 동화같은 이른바 '판타지'다. 누가 판타지를 액션에만 쓸 수 있다 했는가. 연애가 가미된 판타지는 무척 매력적이다.
나이를 먹으면 유치해진다고 했던가. 요즘 부쩍 이런 웹툰을 보기 시작한 나는 '서브남을 주웠다.' 같은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애초에 '소설속에 들어왔다!'같은 컨셉의 웹툰을 열심히 보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마치 어릴적 하던 미연시 게임을 만화로 보고 있는 기분이 든달까. 공략법을 다 알고 있는 여자주인공이 그렇기에 공략 될 수 밖에 없는 남주를, 혹은 이야기상의 다른 등장인물을 꼬시는 이야기. 그리고 적당히 현실이 가미되어 여러가지 현실에 존재하는 음료를 만드는 등 현실을 반영한 듯한 내용.
정말 상상을 그대로 옮긴 판타지 물이다. 웹툰이란 신기한 매력이 있다. 만화책으로 나왔으면 분명 유치해서 안 봤을 법 한데, 웹툰으로 나오니 너무너무 재밌다. 무언가를 전달할 때 그 '매개체'라는 건 이토록 중요한 것이다.
그렇게 아침부터 열심히 웹툰을 보다 오전을 다 보내버렸다. 하나 둘 정독하다보니 수요일에 보는 웹툰만 무려 6개. 이제 책이 아니라 웹툰 리뷰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밍기적 거리던 나는 활력을 찾기 위해 '뭐라도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아니 사실은 배가 고파서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사실 내가 검색한 키워드는 '고잔동 브런치' 였는데 브런치 장소를 찾다보니 어느새 상록구에 있는 브런치 카페가 나왔다. 사진도 리뷰도 많은 곳이라 그냥 차를 몰고 방문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사실 블로그 리뷰를 쓰려고 컴퓨터를 가져갔지만 시간이 없었다. 간신히 밥을 먹고 차를 마시니 벌써 돌아갈 시간. 카페에서 약 40분을 머물렀는데 급한감이 있었다. 다음에는 넉넉히 한시간 반은 확보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은 특히나 차(tea)에 진심인 곳이었다. 진열되어 있는 찻잎들과 찾잔들. 나는 이곳에 많은 차 종류를 보고 차를 추천해 달라고 물었다. 처음에는 취향을 물어보기에, '저는 달달한게 좋아요.'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조금 오해를 하신 모양.
달달한 차는 하나밖에 없다며 유과차..? 였나. 그런걸 추천해주셨다. 내가 말하는 '달달함'은 진짜 단 맛이 아니라 '향'을 의미한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English Breakfast 나 Earl Gray 도 좋아합니다.' 라고 다시 말했다. 어느 찻집을 가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홍차'다. 사실 나는 카모마일이나 페퍼민트, 녹차 보다 홍차를 좋아했다.
이건 카운터 안쪽 문에 붙어있던 사진이다.
정말 차에 진심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카페 정보는 아래 블로그를 참고:
blog.naver.com/rosabella_52/222318015765
한시간 뒤, 나는 집에 돌아왔다. 본래 30분에 떠나려 했는데, 막상 티를 마시며 느긋한 분위기를 즐기다보니 허겁지겁 먹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나는 40분에 이 카페에서 나왔고, 집에 돌아가니 일할 시간이 임박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일이라는건 신기하다. 쉬고 있으면 일하고 싶고, 일하고 있으면 쉬고 싶다. 사람에 습성일까 아니면 평생 마음놓고 놀면서 살아본 적 없는 사람들의 '한가함을 즐길 줄 모르는 습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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