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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Diary/소설

아름다운 고전, 제인에어

Lamore 2021. 1. 1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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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고전을 많이 읽었다. 학교에서 자습을 시키거나 쉬는 시간에 할 일이 없을 때, 그리고 유독 친구랑 어울리지 않고 혼자 나돌던 시절 고전을 읽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 때 한참 원서나 고전을 들고 다녔는데, 생각해보면 그 내용 자체에 빠져들었다기 보다, 뭔가 어려운 책을 읽고싶다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어린나이에도 퍽 재밌었다. 샬롯 브론테의 언니가 쓴 오만과 편견을 읽고도 나는 제인에어를 더 좋아했다. 언니는 오만과 편견을 더 좋아했는데, 언니가 언니고 내가 동생이기 때문일까? 언니와 동생의 시선 차이가 잘 녹아나서 선호도의 차에 영향을 미친걸까. 그런 실없는 생각도 했더랬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어 다시 제인에어를 읽었다. 내게는 사라지지 않는 인상깊은 장면같은게 있었는데, 그건 그녀가 구박받았던 기억과, 선생님이 된 기억, 그녀에게 못되게 군 그녀들을 용서한 장면, 그리고 아픈 그를 간호하는 장면, 마지막으로 어떤 한 미친여자가 나왔던 것 같다. 정도였다. 그래도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아픈 그에게 돌아온 그녀였다. 가냘픈 그녀는 굉장히 강인한 마음과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그 모든걸 감당할 수 있었을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의 연애전선에 이 이야기가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책 표지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제인에어는 내 기억보다 한층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생각보다 많이 자극적인 내용이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등장인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전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 묘사. 그 중에서도 나는 제인의 기숙사 친구인 헬렌 번즈. 그녀는 천사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이토록 자비롭고 예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니. 그 마음을 이렇게 묘사할 수 있다니! 그녀의 깊은 신앙심과 따듯한 마음은 제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제인은 마치 그녀를 '사랑하는 것 처럼' 묘사된다. 마음으로부터의 사랑. 그녀가 죽을 때, 그녀는 그녀의 옆에서 잠이 든다. 사랑하는 그녀의 마지막을 지켜준 제인. 어릴 때부터 정말 많은 걸 겪는 아이다. 

이 사랑스러운 친구의 존재가 그녀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아.. 그리고 대망의 러브스토리. 제인에어의 진면목은 그녀의 사랑전선에 있다. 

 

그녀는 소개를 받아 한 부잣집에서 과외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가정교사를 하던 집에 주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다. 아아. 드디어 볕없는 인생이 잘 풀리는 구나 싶던 찰나. 숨겨왔던 불안한 그림자가 언습하고, 그녀의 웨딩드레스를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갖혀있던 미친 여자는 주인의 살아있는 아내였다. 주인은 부잣집 딸인 지금의 아내가 미친줄 모르고 결혼을 했고, 그녀는 단단히 미쳐버렸다. '사기결혼' 이다. 그는 제인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그리고 제인은 그를 떠났다. 

 

그리고 그녀의 안타까운 여행이 다시 시작되고.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다시 선다. 그리고 그녀의 앞으로 남긴 재산도 받게된다. 그녀는 그녀의 재산을 사촌들과 나누고, 다시 저택으로 돌아온다.

 

미친 여자가 불을 지른 탓에 사랑하는 그는 팔 한쪽을 잃고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가 되어있다.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그녀는 그와 결혼한다. 

 

 

 

 

 

이 마지막 장면.

나는 그녀가 헬렌을 만났기에 이 마지막 장면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아. 그녀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가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었다. 그녀는 그녀가 가장 아쉬울 게 없을때 그를 다시 찾아가 거의 모든 걸 잃은 그에게 사랑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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