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글쓰기 완주반 1기 후기 본문
지난 9월즈음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참 백수생활을 즐기던 내게 언니가 링크를 보냈다. 너 글쓰는 거 좋아하니까 심심하면 이거나 한번 해봐. 환급제레. '환급제'라는 말에 별 고민 없이 글쓰기 완주반을 신청했다. 사실 나는 외국에서 회계학을 졸업하고 회계쪽에서 일했었다. 약 5년 반동안 호주에서 지냈다.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은 없었다.
다만 책을 좋아해서 한국에 들를 때 마다 눈에 띄는 책은 모조리 사갔다. 집에 있을 때면 책을 읽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원서로는 한국어만큼 책이 잘 읽이히 않았다. 교과서는 그나마 보겠는데, 문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원서로 소설을 읽는다는 건 정말 곤욕이다.
아무튼, 그렇기에 한번 쯤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워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쓰기 완주반의 타이틀은 '브런치로 책 출간하기'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브런치 작가'가 되어야 했는데, 이 방법마저 알려준다고 하니, 마침 브런치 계정만 만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던 나에게는 딱이다 싶었다.
그렇게 수업을 신청하고 몇 주가 지나 수업이 시작되었다.
우선 첫 주의 과제는 브런치 작가 신청이었다. 승인이 날 때 까지 매주 작가신청을 해야했다. 강의에서 어떤 사람은 일년 동안 신청해도 안되고 어떤 사람은 일주일만에도 된다고 했다. 뭐지. 구글 애드센스와 비슷한건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구글 애드센스승인을 받는 것 보다는 쉬운 것 같다.
다행히 신청하고 이틀만에 승인이 났다. 시험삼아 만들어 운영하던 여행블로그의 링크를 넣었는데, 그 덕분인가? 자세한 건 아래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사실 이 때는 꽤 많이 기뻤다. 그리고 연달아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브런치 작가가 승인되고 얼마 후, 이 블로그의 애드센스도 승인되었다. 이력서를 넣었던 곳 세군데서 연락이 왔고, 모두 면접을 보고 모두 붙었다. 한 곳은 파트타임, 한곳은 풀타임, 한 곳은 일본 승무원이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글쓰기 수업이 시작되었다.
사실 강의부분은 아주 초반과 목차 등을 제외하고는 크게 도움을 받지 못했다. 우선 강의 자체도 굉장히 짧았다. 다만 기본적인 구성을 잡는 법, 맞춤법 등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배울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제목, 목차, 내용구성 등의 개요를 잡는 법과 더불어 나중에는 '출간 기획서'를 써 보는 시간이 있었다.
글은 대체로 A4 한장에서 두장 분량이었고, 나는 대게 한장 반에서 길게는 4장까지 썼다. 너무 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나오고 보니 정말 작았다.
그렇게 약 10주간의 글쓰기가 끝나고 에필로그를 적은 한달 뒤.
12월 초, 얇은 책을 한 권 받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무척 얇아서 놀랬다. 나로서는 너무 얇아서 책같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보통 나는 적어도 200페이지에서 500페이지 되는 책을 보는 편인데, 아 책은 꼭 '부록'처럼 얇았다. 그리고 흑백이라는 점이 아쉬웠고 사진에 보이다 시피 인쇄는 그렇게 좋은 품질은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본이 아니었다.' 요즘 책들은 다이어리 조차 실제본으로 나오는데, 아마도 저렴한 예산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꾸준히 두달동안 글을 써 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고, 글 쓰는 버릇을 들이려 시작한 일이었지만 아쉽게도 버릇까지는 들지 않았다. 생각보다 인쇄되어 나온다 생각하니 글을 쓰고 교정하는 과정은 시간을 많이 소요하는 일이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작은 시험도 준비하고 있던 나는 정말 짬이 날 때 마다 글을 쓰고 교정해야했다.
끝난 후, 한달은 쉬자는 마음에 쉬던 것이 나태해져, 지금은 블로그도 이렇게 드문드문 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의 게으름이다.
그렇게 글을 써 낸 책이 저정도라니. 도대체 300페이지를 거뜬히 써 내는 작가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글에 할애하는 걸까. 물론 그들은 나처럼 일일히 맞춤법을 검사하거나 교열을 거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마 편집부에서 해 줄 태니) 그것만 없어도 사실 시간이 반으로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글 쓰는 건 full-time job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던 순간이다.
요약하자면 후기는 이렇다.
언니의 권유로 시작했다.
책을 만드는 체계적인 과정을 배울수 있다.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다.
글쓰기가 조금 늘 수 있다.
글쓰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
글쓰기가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인지 깨닫게 된다.
책이 나오면 뿌듯하다.
하지만 책의 퀄리티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도 *어느 플랫폼이건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과정이다. 솔직히 문창과 등을 나왔다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처럼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입문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끝!
P.S. 환급은 다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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