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성공의 비밀, the Secret 정말 이루어질까? 본문
최근 오랜만에 마시멜로 이야기를 쓴 김에 비슷한 시기에 접했던 시리즈, ‘더 시크릿’ 을 함께 적어보려 한다.
바야흐로 십년 전, 한국에는 ‘꿈꾸는 다락방’을 시작으로 선풍적인 자기개발서 붐이 불고 있었다. 아마 이 유행은 십오년 전 쯤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나는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선물(the present)’ 라는 책을 시작으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더 시크릿 시리즈, 마시멜로 이야기 시리즈, 꿈꾸는 다락방 등 널리 알려진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를 읽었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선두였던 시크릿 시리즈는 학교에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찍은 영상을 보여줄 정도로 신뢰받는 책이었다. 많은 성공사례가 실제 인터뷰를 했고, 그런 실례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기에 더 신빙성이 있다. 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 했다.
이 책을 읽은 나 또한 이 책을 믿었다. 반신반의 하면서도 믿었다. 어린 날의 나의 심리는 그랬다. 그래, 믿어서 안된다면 본말전도, 믿어서 된다면 좋은거니까!
하지만 대게 이런 노력은 지속되기 힘들었다. 이 책에 핵심은 ‘원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에 있다. 매일 내가 원하는 나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
그런데, 삶을 살다보면 당장 다가올 시험에, 당장 친구들과의 걱정에 가려 도저히 달콤한 미래나 상상할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줄거리는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상상한대로 이루어진다’ 의 확장판 되시겠다. 다만 다소 구체적으로 그 상상이란 걸 어떻게 하는건지 알려주는데, 상상이 마치 현실인 양 느껴야 한다는 것에 있다. 나 스스로 ‘착각’하도록 말이다.
예를 들어, 이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지금 당장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면 지금 당장 돈을 써야 한다고 말이다. 전혀 돈에 걱정이 없는 것처럼 믿고 상상하고 행동하면 어느새 돈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건 실로 미친짓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일어난 사례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이건 무척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파산하녀 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카드를 긁으라고? 그게 가당키나 하다는 말인가?
하지만 믿고싶은 달콤한 이야기 임에는 틀림 없다.
자, 그럼 이제 내가 생각한 이 책에 진짜 의미를 말해보자면 이렇다. 내가 겪으며 살아온 세상에도 이 책에 내용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다만 이 책에 써 있는 ‘현실감각으로 느껴지는 상상’이 가능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호주로 유학을 떠나고 한동안 생계를 위해 궁핍한 생활을 해야했는데, 당시에는 영어가 그리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어떻게든 카페에서 일하리라 다짐하고 정말 카페에만 이력서를 돌렸다. 한군데서 연락이 왔고, 나는 ‘면접에서 만큼은 영어를 잘 하는 것 처럼 보여야 한다’ 그렇게 믿었다. 면접 날, 나는 연습하며 끝없이 세뇌했다. 나는 영어를 잘한다 잘한다..
결국 그곳에서 일하면서 나는 나중에 들었다.
‘면접에서 나는 너가 영어를 어느정도 하는 줄 알았어. 정말이야.’
그곳에서 일하며 나는 ‘커피를 만들고 싶다’ 생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호주에서 바리스타는 꽤 돈이 되는 직업이었고, 학생이 알바로 하기에는 딱이었던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비슷한 아르바이트 한 번 해본 적 없는 무경험자였고, 탐내는 사람들도 많아 배우기가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나는 배우고자 다짐했다. 좀 더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
나는 꽤 오래 일했는데, 하루는 매니저가 나에게 커피 만드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것도 근무시간에.
이유는 간단했다. 이제 내가 평일 한가한 시간에 일하면서 둘만 일하게 되는데, 내가 커피를 만들지 못하면 자기가 화장실을 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필요했다. 사장이 가게를 자주 돌보지 않는 방치형이어야 했고, 매니저는 자기 휴식시간을 중시하는 사람이어야 했고, 한번 망할 뻔 한걸 연장하면서 기존에 있던 대부분의 멤버가 없어진 상황이어야 했고(안그러면 내가 평일에 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평일에 배울 수 있을만큼 한가해야했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커피를 배웠다. 그리고 라떼아트를 연습해, 곧 실전에 써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렇게 반년정도를 그곳에서 더 일하고, 나는 바리스타로 다른 카페에 이직했다. 그곳에서는 정말 ‘커피’만 주구장창 만들 수 있었다. 아침 2시간동안 4-5kg커피콩만큼의 커피를 만들어 파는 카페에서 일하면서 나는 거의 커피 뽑는 기계가 되었다. 5잔의 커피를 뽑은데에는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일을하다보니 돈은 많이 벌 수 있었지만 (학기 중에 파트 타임으로 일하며 월에 약 200만원가량 벌었다)체력에 한계가 왔다. 더이상 서서 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바리스타로 바꾼지 일년이 되어갈 때 쯤, 사무직을 찾기 시작했다. 이 때는 이미 호주생활을 한지 삼년 쯤 되어 영어가 익숙해져 있었고, 슬슬 다리가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사무직 공고를 찾아 끊임없이 이력서를 냈다. 그럴 듯 하게 이력서를 꾸미고 글을 고치며 계속 시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유학원에서 연락이 왔고 나는 유학원에서 상담원이자 마케터로 약 일년 가량 근무했다. 물론 파트타임으로 말이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졸업할 시기가 다가왔다. 이제 회계학을 졸업한 나는 관련된 일을 하고싶었다. 나는 인턴을 시작했다. 졸업한 후, 처음에는 관련된 직종이지만 좀 먼 곳에 직장을 잡았다. 아니나 다를까 세달만에 관뒀다. 도저히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다닐 수가 없었다.
그 후에는 그냥 시티에 사무직으로 돌아가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비교적 연봉도 거리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관련 직종은 아니었다.
삶에 조금 여유가 생기자 나는 다시 ‘관련 직종에서 연봉을 이정도 받으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닷 이력서를 고치고 커버레터와 리퍼런스를 추가해 이력서를 돌렸다. 물론 일을 하고 있던 터라 동기부여가 다소 부족해 그리 자주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깜빡 잊어갈 때 쯤 두 달 전에 이력서를 낸 곳에서 연락을 받았다.
다행이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곳이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면접을 봤다. 그곳에서는 나와 인터뷰를 마친 뒤, 내게 받고 싶은 연봉을 물었고, 나는 생각했던 연봉을 이야기했다. 나는 채용 됐고, 전에 있던 곳에 노티스를 주고 넘어올 만한 충분한 시간을 받았다.
나는 한국에 돌아오기 전까지 그곳에서 일했다.
상상하면 이루어지는 저 환상같은 이야기는 정확히 말하면 환상이다. 다만 저기서 말하는 ‘생생한 상상’은 진짜다. 그리고 그 생생한 환상을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한다. 나 스스로도 ‘가능할 것이다’고 믿게 될 만한 행동.
예를 들어, 이력서를 넣지 않으면 채용되기 힘들다. 물론 스카웃이 들어올 수 있지만 이런걸 상상하면 적어도 Link in에 나를 노출 시켜야 한다. 조금은 포장해서 그럴 듯 하고 혹하도록. 내가 스카우터라면 한번 탐내보겠어. 싶도록 말이다. 그게 바로 ‘믿는다’는 것이다. 생생한 상상이란 그럴 때 가능하다. 나 조차도 ‘설마 이게 되겠어?’ 하면 되지 않는다.
현실로 믿어야 하고 그럴라면 나 자신을 설득시킬 껀덕지가 필요하다.
유명한 일화인 어떤 영화감독처럼 아무것도 없지만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어 누구도 의심 못할만큼 당당한 태도로 활동할 수 있다면 모를까, 나는 그런 깡과 확신이 아직 없었다. 그래서 껀덕지가 필요했다. 내가 스스로 그게 가능할 거라 믿을 수 있는 근거가 말이다.
이런 근거만들기는 자연스레 나를 그 이상과 가까워지게 한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는 ‘저렇게 해서 된 거 아냐? 상상과는 무관해!’ 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커다란 무언가를 바꾼게 아니다. 그냥 이렇게 저렇게 생각대로 해 본 것 뿐이다. 나 스스로를 믿기 위해서. 그리고 그 모든 행동은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생각’하고 그 무언가를 성취한 나를 ‘상상’하는 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생각은 태도를 만들고 태도는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나를 바꾸고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며 나의 환경을 만든다.
이 책은 진실이다. 다만, 나와 같은 누군가에게는 나 스스로를 믿어 의심치 않을 ‘근거’가 필요하다. 그 근거를 만들어가야한다. 그럴 수 있다면 이 책은 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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