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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Diary
말을 어루만지는 책, 보통의 언어들
나는 에세이보다 소설을 좋아한다. 에세이는 바로 옆에서 누군가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 든다면, 소설은 영화를 보는 기분과 흡사하다. 아닌게 아니라 글을 쓸 때도 좋은 에세이보다 재밌는 소설을 쓰기가 더 어렵다고, 나는 생각한다. 에세이가 자신의 생각을 의식적으로 풀어가는 책이라면 소설은 나의 무의식에 있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에 가깝다. 처음 생각했던 구상과 아주 다르게 전개된다거나, ‘마치 머릿속에 들리는 이야기를 적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마도 의식적으로 구축한 이야기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는 또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럼에도 간혹, 에세이를 찾을 때가 있다. 누군가 사람의 온기가 필요할 때, 특히 차분하게 조용히 털어놓을 곳이 필요할 때 나는 에세이를 읽는다. 주로 삶에 조금 지치거나..
Reading Diary/에세이, 비문학
2020. 9. 27.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