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테카포 호수 맛집 Kohan 본문
산에서 내려온 뒤 얼마가지 않아 배가 고팠다. 등산을 해서 그런지 밥이나 한공기 먹고싶은 마음에 다시 리셉션을 찾았다. 혹시 밥을 파는 곳이 없는지 묻자, 놀랍게도 숙소 바로 옆에 Kohan 이라는 유명한 일식 레스토랑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사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기 위해 걸어오며 Kohan restaurant 이라는 간판을 보고는 무슨 종교 이름이라고 생각했었다. 이슬람같이 특정 음식을 먹지 못하는 그런 특정한 종교인들을 위한 음식점. 하지만 저게 일식이라면 아마도 ‘밥(ごはん)’이라는 뜻이겠지. 그런데 왜 Gohang이 아닌 Kohan 일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식당에 도착하니, 과연 유명한 이유가 있었다. 이 호수의 유명한 관광명소중 하나인 교회와 호수가 보이는 자리를 선점한데다, 재료를 아끼지 않은 요리가 그 이유였다.
꽤 오래전부터 있었던 걸까. 이런 좋은 자리를 선점하다니! 이곳은 일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이 곳은 점원의 대부분이 일본인이었다. 특징이 있다면 이런 외진 곳에 워킹 홀리데이를 와 있다는 것과, 영어를 꽤 잘 한다는 것.
연어덮밥 뿐 아니라 연어알 덮밥(이쿠라 돈)도 비슷한 가격에 판매중이었지만, 연어알을 너무 많이 먹는게 부담스러워 연어덮밥을 먹기로 했다.
신선한 연어 사시미와 연어알, 게다가 연어 사시미 밑에는 일본식 계란말이가 밥 위에 깔려있었다. 그리고 각 모서리에는 혹시나 밥이 남을까 염려되었는지, 연어사시미 짜투리가 조금씩 들어있었다. 정말 재료를 아끼지 않은 요리였다.
호주에서도 일식을 많이 판매하지만 연어알을 취급하는 곳은 잘 없었기에, 조금 놀랐다.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뒤, 이것저것 알려주었던 리셉션 직원과 맥주 한잔을 위해 근처 식당을 찾았다.
이것저것 물어보다 캐나다에 이민하려고 돈을 모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일본에서 살지 않기로 했냐고 물었더니 (보통 일본 친구들은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를 마치면 대부분 일본으로 돌아갔다.) ‘It’s a long story’ 라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마시러 갈래요? 곧 일이 끝나요.’ 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그는 맥주를, 나는 사이다(Cider)를 마시며 여기에 머물게 된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식당을 나올 때 쯤, 드디어 해가지고 별이 보이기 시작했다.
반짝이는 별은 비루한 핸드폰 카메라로 담을 수 없었다. 본래 별을 보는 투어에 참석하면 몇시간 전에 올라갔던 그 산 정상에서 (이번에는 아마도 차를 타고 올라가서) 별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150정도였던 것 같다.) 그냥 아래에서 보기로 했다.
과연 엽서나 전문가가 찍은 사진처럼 엄청나지는 않았지만 옅은 은하수가 보였다. 마을에 불빛에서 멀어질 수록 내 눈이 어둠에 익숙해질 수록, 별은 더 많이 더 선명해졌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걷다가 별을보다 이야기하다, 밤 11시가 좀 넘은 시간에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산에 오른 탓 일까. 금세 잠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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