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Diary
라식 수술 후 삼주차까지의 기록 본문
귀국하면 꼭 하고 싶었던 리스트 중 하나가 라식 수술이었다. 중학교시절부터 줄곧 시력이 나빴던 터라 학생시절에는 안경을, 졸업하고 나서는 렌즈를 달고 살아야 했다. 돈을 벌고 나서는 얼른 라식 혹은 라섹 수술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좀처럼 길게 한국에서 휴가를 낼 수 없었고, 또 휴가를 낸다해도 일주일을 집에서 가만히 누워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 줄곧 미뤄 왔던 것이다. 5년 반만에 귀국을 했고, 자가격리가 끝난 후, 바로 수술을 받기 위한 검사를 받았다.
<안과 선택 기준>
사실 귀국하기 전부터 이번에 들어가면 꼭 눈 수술을 받을 거라고 여기저기 알리고 다닌 탓에 한국에 들어와 지인들이 정보를 많이 전해주었다. 한 지인이 선착순 이벤트 중인 안과가 있다며 검사를 받는 건 공짜이니 한번 받아보는게 어떻겠냐고 하며 안과 광고를 찍어 보내주었다. 49%할인 이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하고 있었는데, 선착순 100명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벤트에 응모한 후, 일주일 정도 지나자 이벤트에 당첨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안과는 항시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다만 나는 선착순 이벤트와 다른 할인 이벤트가 중복으로 적용되어 조금 더 싸게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후에 나의 추천으로 지인도 상담을 받았는데, 당시 지인을 상담해 준 상담사가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랄 정도이니, 아마 꽤 많은 할인을 받았던 모양이다.
후에 다른 안과를 한군데 더 가보았다. 먼저 갔던 안과가 좋은 기계로 많은 수술을 하는 공장식 안과라면, 다른 곳은 서울에 한 동네에서 유명한 소수 인원의 안과다. 사실 지인의 지인이 있는 곳이라 상담을 받으러 갔었는데, 단순히 라식의 가격 만을 비교하면 약 40만원가량 더 비쌌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계가 더 최신식인 곳을 가기로 했다. 듣기를, 라식수술은 수술하는 사람의 실력보다 얼마나 좋은 기계를 쓰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게다가 다량의 수술을 하는 만큼 결점을 보충할 자료도 충분히 쌓였을 거라 생각했다.
정리하자면 결국, 가격과 최신식 기계를 쓴다는 것, 그리고 검사가 무료 였던 탓에 이미 검사를 받아버린 것 등이 선택한 이유가 되겠다.
<수술 당일>
우선, 수술 전 일주일은 안경을 끼고 있어야 했고, 수술 후 관리를 위해 미리 자외선/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주문했다.
그리고 수술 당일,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가지고 집을 나섰다. 차를 얻어타고 가는 차에 모자를 가져오는건 깜박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눈 수술을 받고나면 삼개월동안 안약에 보험적용이 안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안약을 미리 살 생각은 못했다. 안과에 도착하자 추가로 눈 검사를 하나 더 하고는 보호자는 안약을 사서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곧 눈 수술을 받기위해 수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 과정은 대략 이러했다.
1. 우선 혈청 안약을 만들기 위해 직전에 피를 뽑았다.
2. 위생을 위해 눈 주위 얼굴을 알코올 솜 같은 것으로 닦아주었다.
3. 수술 몇분 전, 눈에 마취안약을 넣었다.
4. 수술실로 들어가 본격적인 수술이 시작된다:
사실 당시 혹시라도 눈 수술중에 기침이 나거나 해서 흔들리는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지만 기우였다. 한쪽 눈만을 보이게 천으로 얼굴을 덮고 수술대 위 기계가 눈을 절대 감지 못하게 정말 세게 내 눈을 뜬채로 고정시켰다. 나는 양쪽 눈 크기가 살짝 다른데, 왼쪽눈이 상대적으로 작다. 그래서 그런지 왼쪽 눈은 정말 찢어지는 줄 알았다. 이렇게까지 크게 벌려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수술이 잘못되는 것보다는 낫지 하고 가만히 있었다.
수술이 시작되면 위의 빨간점을 응시하고 있으라는 안내를 받는다. 병원마다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수술내내 빨간 점이 하나밖에 없었다. (파란 점같은건 없었다.) 수술과정을 비교적 빨리 끝났고, 채감은 오분 정도, 다만 눈을 계속 뜨고 있는 탓에 수술이 진행됨에 따라 내 시야가 달라 지는 것이 눈에 보여 무섭다. 원래도 흐리게 보이던 빨간 점이 커졌다, 작아졌다, 번졌다, 흐려졌다, 다시 또렸해 지는 것을 반복한다. 중간에 아주잠깐 빨간색이 잘 안보이기도 하는데 정말 무섭다. 내가 빨간 점을 제대로 보고 있지 않은걸까봐. 하지만 의사 선생님이 계속 '계속 보세요, 잘 하고 있어요' 등의 지시를 주셔서 안심이 되었다.
지금은 많이 희미해 졌지만 수술대 위에서 '다시는 눈 수술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수술이 끝나고, '수술 잘 됐어요.' 하는 안내와 함께 수술대를 나와 보호자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수술 직후에는 눈이 흐리게 보이지만 아예 안보이는건 아니고 조금 흐린 정도로 혼자 걸어나갈 수 있었다. 다만 그 후 집에 향하는 사이, 약 30분이 경과하자 눈에 샴푸나 속눈썹이 들어간 것 처럼 아팠다. 수술 후 하루동안은 눈을 만지지도 말고 찡그리는 것도 안된다는(각막에 주름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지시를 받았는데, 눈이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찡그리지 않을 수 있지? 하는 생각을 하며 최대한 눈에 힘을 안주려고 노력했다. 수술 후 통증은 최대 8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했는데, 차차 나아지던 통증은 정말 8시간이 지나자 정말 말끔히 사라졌다. 그리고 8시간이 지난 후 부터 시력도 회복되었다.
수술이 끝난 날 부터 약 일주일동안 혈청 안약+연고+기타 다른 안약 으로 인공눈물을 제외하고 약 4종류의 안약을 세시간 간격으로 넣어주어야 했다. 염증을 예방하고 회복을 도와주는 안약이라고 했다. 꽤 번거롭지만 약 일주일이 지난 후 부터는 인공눈물만 눈이 건조할 때에 넣어주면 된다고 했고 그 후부터는 매우 편해졌다.
< 그 후 >
수술 후 이틀이 지나 검사를 받으러 갔다. 나는 토요일에 수술을 받아 월요일에 검사를 받으러 간 것이었다. 검사결과 시력은 1.5 로 특별히 다른 부작용은 없었다. 많이 걱정했던 빛 번짐 도 거의 없고, 밤길 운전도 가능할 정도다. 또 다른 부작용 이었던 안구건조증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렌즈를 끼던 때 보다 훨씬 덜 해서 하루에 일회용 인공눈물을 하나 다 쓸까말까 한 정도다. 이제 매번 안경과 렌즈를 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정말 너무 좋았다. 밤늦게 돌아다녀도 렌즈가 뻑뻑하지 않다는 것, 피곤 한 날 렌즈를 빼는 걸 잊고 잠들일이 이제는 없다는 것,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안경을 쓰지 않아도 세상이 다 보인다는 것이, 참 좋았다.
사실 수술을 할 당시에는 눈이 다시 나빠져도 수술은 받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역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이정도로 편리하고 잘 보인다면 몇 년 지나 다시 눈이 나빠지면 다시 교정을 받아도 좋을 것 같다.
수술한지 사주가 되었다. 여전히 부작용도 없고 시력도 여전히 좋다. 꽉 눌려서 안보이는 윗 흰자위에 멍자국도 말끔히 사라졌다. 이제는 수술 후 이주가 지나 메이크업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다.
안경을 안쓰는 것에 다시 너무 익숙해져, 이제는 정말 안경을 꾸미는 용도와 눈을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편할거라면 몇 년 더 어렸을 때, 성장이 멈춘걸 확인한 직후에 받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이만큼 기술이 발전해서 이렇게 별 탈, 걱정 없이 끝났던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Daily Life > 한국 생활기 =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접읍 브런치 카페, 달콤한 아지트 (0) | 2024.11.27 |
---|---|
안산 카페 추천: 디저트 카페, 더 수플레 (0) | 2024.11.26 |
해외에서 한국 입국 과정과 자가격리 절차 (0) | 2024.11.24 |
광안동 맛집 수아헤 :) (3) | 2022.03.04 |
세무 회계 공부 ⑫소득세의 총설 및 계산구조 (0) | 2022.02.22 |